[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전형화 기자]
배우 황정민은 지난해 대중들에 재발견됐다.
영화 '너는 내 운명'에서 그가 선보였던 순애보와 청룡영화제에서 "스태프들이 차려놓은 밥상에 숫가락만 댔을 뿐"이라는 소감은, 그동안 연극과 뮤지컬 영화에서 늘 제자리를 지켰던 황정민을 사람들 곁에 성큼 다가서게 했다.
CF에 출연하고, 수많은 여배우들이 함께 연기를 하고 싶은 배우로 꼽는 만큼 황정민에게는 뭔가 특별한 게 있을 것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한다.
하지만 황정민은 고개를 가로젓는다. "황정민은 그대로인데 사람들이 들었다 놨다 하는 것"이라는 그는 "좀 더 영화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을 뿐, 난 변한 게 없다"고 예의 털털한 웃음을 짖는다.
사실 황정민에게서는 사람 좋은 넉넉함과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남을 해칠 만큼 서늘한 매서움이 공존한다. 전혀 상반된 캐릭터로 '달콤한 인생'과 '너는 내 운명'을 오고가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것은 단지 출중한 연기력 때문만은 아니다.
황정민은 오는 27일 개봉하는 영화 '사생결단'(감독 최호ㆍ제작 MK픽처스)으로 다시 한 번 징글징글한 인생 끝물 연기를 대중에게 선보인다.
#류승범은 응원군 같은 존재
황정민의 표현에 따르면 '사생결단'은 마약 이야기이다. 황정민은 선배 형사를 죽인 마약 거물을 잡겠다는 집념에 사로잡혀 마약중간 판매상인 상도(류승범)를 이용해 함정수사를 펼치는 만년 경장 도진광 역을 맡았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잔인할 정도로 상도를 이용하고 배신하는 도진광은 '달콤한 인생'의 비열한 중간보스 백사장과는 또 다른 인물이다.
황정민은 "애니콜 CF의 탐정과 백사장이 다르듯 도진광 역시 전혀 다른 이야기 속에서 등장하는 전혀 다른 인물"이라며 "나는 아니라고 하지만 사람들이 백사장과 비슷하다고 할지는 또 모르겠다"고 시익 웃었다.
"내가 착해서 '너는 내 운명'을 한 게 아닌 것처럼 '사생결단'의 도진광 역시 내가 악해서 한 게 아니다"고 설명하던 황정민은 "다만 관객들이 도진광을 나쁜 놈이지만 불쌍하다고 느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정민은 '사생결단'을 위해 부산에서 상대역 류승범과 3개월간 동고동락했다. 그 기간 동안 도진광에 대해, 상도에 대해, 류승범과 잠을 자면서도 밥을 먹으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류승범은 내게 응원군 같은 존재이다. 류승범을 통해 나도 덩달아 좋은 배우가 되는 것 같다. 연기가 좋으니깐 긴장하게 되고 좀 더 고민하게 된다."
촬영을 끝낸 지 오래돼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도 다 잊어먹었다며 머리를 긁적이던 그는 류승범에 대한 우애만은 깊게 드러냈다.
#황정민은 백수이자 예술가
황정민은 스스로를 백수라 칭한다. 배우는 카메라 앞에 섰을 때나 무대 위에 섰을 때 배우이지, 평소에는 뒹글뒹글하며 방다박을 긁는 게 영락없이 백수라며 웃는다. 바로 그 순간에만 배우이기 때문에 자연인 황정민은 대중들의 이미지 속 황정민과는 사뭇 다르다.
"배우 황정민과 자연인 황정민에 구분을 확실하게 짚는 편"이라는 그는 "배우로서의 일 외에는 다른 일은 될대로 대라는 편"이라고 말했다. "어디인가에 얽매이는 게 싫다"는 황정민은 "예전에 입시생들에게 연기를 가르쳤는데 일주일에 몇 번씩 가는 걸 도저히 못하겠더라"고 손을 내저었다.
"작품이 끝나면 백지장처럼 모든 일을 잊어버린다. 어떻게 보면 장점이고 어떻게 보면 단점이다." 다른 사람의 인생을 표현하지만 그 삶에 오랫동안 머물지 않는 게 배우 황정민이라는 뜻이다.
황정민은 스스로를 예술가라고 생각한다. 배우든 감독이든 스태프든 대중예술가로서 '프라이드'를 가져야 관객들에게 '뽀록'이 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다른 배우라고 다르지는 않겠지만 황정민에게 관객은 무척 소중한 존재이다. "연극의 3대 요소는 희곡, 배우, 관객"이라며 "관객은 그만큼 중요하다. 나 혼자 보려고 영화를 찍는 게 아니잖나"라고 반문한다. 그가 영화 홍보를 위해 TV 출연을 마다하지 않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일반인 황정민은 오다가다 마주칠지도 모르지만 배우 황정민을 보기 위해서는 돈을 내야한다. 배우로서의 영역에 TV 드라마는 포함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감독이나 배우들과 무수히 많은 이야기를 나눠야 하는데 드라마는 그렇지 못하다. 나와 작업 방식이 맞지 않다"는 게 황정민의 변이다.
'사생결단'에서 세상을 사생결단낼 듯 악한 사람을 연기한 황정민은 새 영화에서는 다시 한 번 예의 사람 좋은 모습을 연기할 듯 하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에서 인연을 맺은 민규동 감독과 마음이 훈훈해지는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구혜정 기자 photo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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