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인터뷰]'사생결단' 악질형사 도경장 역의 황정민
"배우에게 중요한 것은 얼굴이나 피부 같은 외양이 아니에요. 눈이 가장 중요해요. 배우의 눈이 보여주는 진지함은 결국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배우 황정민(36)이다. 지난해 눈부신 활약(?)을 하기전까지만 해도 배우 황정민은 아나운서 황정민의 이름값에 못미쳤다. 그의 기사가 나올때면 사람들은 동명이인 인 인기 여성 아나운서 황정민을 먼저 생각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배우 황정민도 자신의 기사 댓글에 황정민 아나운서 팬들이 모르고 들어온 경우가 많았음을 순순히(?) 시인했다.
하지만 이제 누가 배우 황정민을 아나운서 황정민과 혼동할까? 서로의 영역에서 눈부신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보기좋은 동명이인으로 우뚝섰다.
황정민의 2006년 첫 작품 '사생결단'(최호 감독, MK픽처스 제작)은 한국적 느와르의 새로운 교과서라는 평을 받고 있다. 연기파라 불리는 두배우 황정민과 류승범의 우열을 가리기 힘든 연기대결속에 화면 가득히 꽉찬 긴장감이 시종일관 관객들을 휘몰아친다. 그 중심에는 역시나 황정민이 있다.
'뽕 브라더스'는 현장에서 감독과 상의한 애드리브
돈을 하도 밝혀 돈갱장인 도경장 황정민. 인정머리 없이 잔인하고 뻔뻔한데다 마약 공급책을 자신의 정보망으로 활용하며 죽은 선배의 복수를 꿈꾼다.
웃음 코드가 없을 것 같은 거칠고 광기어린 영화지만 곳곳에서 긴장감을 해소하는 자연스런 애드리브가 나온다. 무엇보다 언론 시사회와 일반 관객모두가 박장 대소하며 웃었던 바로 그장면, "뽕 브라더스 어디갔어?" 히로뽕의 구렁텅이에서 막 헤어나오려던 추자현을 윽박지르며 류승범과 김희라의 소재를 대라고 추궁하던 장면의 대사다.
"감독님과 최고의 컷을 만들기 위해 항상 현장에서 대화를 많이 했어요. 사실 그 대사도 현장에서 감독과 상의를 거친뒤에 나온 대사지 저혼자 막무가내로 뽑아낸 애드리브는 아니에요." 현장에 있다보면 기존의 시나리오보다 더 좋은 대사와 연출이 나올수 있다는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사생결단'은 18세 이상 관람가 영화로 성인물이지만 마약거래와 이를 잡는 경찰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황정민은 오히려 시나리오보다 실제 영화가 더 세게 나왔다고 놀랐다.
'와이키키 브라더스'에서 처음만나 5년만에 다시 콤비를 이룬 류승범과는 "영화속 상도와 도경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관계처럼 영화 내내 서로를 긴장감속에 견제하면서 팽팽하게 달려갈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바람난 가족'의 주영작을 많이 떠올렸다
"고등학생이었던 1980년대 예고를 다닐때였어요. 사진을 좋아해 사진 헌팅을 위해 한 경찰서에 갔는데 그때 어느 형사분의 배바지가 생각났지 뭐에요?그 형사분의 바지가 떠올라 이번 촬영에서 그 바지를 원용해 배까지 추켜올리는 나팔바지로 의상 컨셉트를 잡았죠."
지난해 '달콤한 인생'에서는 양아치 조폭으로 '내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에서는 무식하지만 정감있는 순박한 형사, '너는 내운명'에서는 순진하지만 사랑에 목숨거는 농촌총각으로 팔색조 연기를 펼쳤다.이후 시나리오가 형사물 영화 캐릭터로 쏟아져 들어왔단다. 다른 변신을 생각해 봤지만 이번 도경장은 역시 형사다. 과거에 경험했던 유사 캐릭터를 다시 하는 황정민은 "어차피 영화가 다르고 장르도 다르고 인물도 다른데 무슨 고민할 것이 있겠어요. 스토리만 탄탄하다면 캐릭터는 새롭게 만들수 있잖아요."
도경장은 '사생결단'에서 피도 눈물도 없는 자기 본위적인 형사. 선배 형사가 염산을 맞아 고통스럽게 숨진 것에 충격받고 부산 일대 마약상을 소탕하기로 결심한다. 무엇보다 쇼킹한 것은 죽은 선배의 부인과 통정할 정도로 그는 기존의 상식을 허문다.
캐릭터를 분석하고 숨을 불어넣는 작업은 영화 촬영직전 두달여가 걸렸다. 그떄 든 생각은 '바람난 가족'에서 자신이 맡았던 주영작의 캐릭터. 자신에게 닥친 삶의 불편한 실제모습을 냉정하리만치 객관적으로 다루는 주영작의 모습과 도경장은 닮아 있음을 느꼈다고 한다.
"도경장의 무대뽀적 성격과 냉혈한 적인 모습에서 '왜 이렇게 하지'하는 고민을 안하고 작업했어요. 현실과 무서우리만치 가까운 캐릭터란 생각을 했거든요. "
삶에서 배우영역이 차지하는 부분은 70%
"결혼하기 전까지는 아마도 9대 1정도였을 거에요. 그나마도 이제는 30%는 가족에 신경쓰고 있고 앞으로는 더욱더 균형감있게 할거에요." 현재까지도 황정민에게 있어 일, 즉 배우로서의 영역은 70%라고 말한다. 배우로서 존재감을 줄 수있는 범위내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한다. 가족에게 더이상은 부담주지 않도록 신경쓰겠다는 말도 빼놓지 않는다.
드라마에 한번쯤 나서고 싶지는 않을까? "제가 원하는 작업방식이 아니라서 아직 엄두가 나질 않아요. 영화의 마지막 부분인 부산 감천항 씬을 완성하는데 열흘 걸렸어요. 드라마에서 그게 가능할까요?"라고 되묻는다.
"전 참 운이 좋다고 봐요. 멜러도 해보고 액션도 해봤지만 아직 한국에서 제대로 성공해보지 못한 '사생결단'같은 느와르에 참여하게 됐으니 말이죠." 새로운 장르 개척에 대한 만족감과 성취감을 의미하는 듯하다.
"이제 비워내야죠. 그리고 새로운 작품을 만날 준비를 해야죠..." 황정민은 어느새 한국영화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남궁성우 기자 socio94@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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