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적어도 영화비 7천이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아야죠."
배우 황정민의 입을 통해 나오는 말들은 묘한 진정성을 가진다. 설득의 힘이라고나 할까. 결코 대중을 선동하는 웅변가 스타일이 아님에도 그의 말은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어딘가 어눌하고 극히 평범한 말임에도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황정민만의 소구력이 있다.
오늘(20일) 개봉하는 새 영화 '검은집'은 황정민의 첫 공포영화 도전작으로 눈길을 모아왔다. 한국영화계의 연기파 배우 황정민이 보여주는 공포연기, 그것이 '검은집'에 쏠리는 관심의 이유다.
영화의 개봉을 앞두고 만난 황정민은 체중이 줄어 날렵해진 인상이다. 어린 시절의 상처로 고통스러워 하며 잠을 이루지 못하는 보험 사정인 캐릭터에 둔중한 몸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 그가 몸무게를 감량했기 때문이다.
"장르 연기랄까, 공포영화의 연기는 패턴이 있더라고요. 처음에는 무척 힘들었어요. 무서워 하는 것도 여러가지여서요. 예를 들어 시나리오 지문에는 '소스라치게 놀란다', '뒷골이 오싹하다' 이렇게 적혀 있거든요. 그것을 다 다르게 표현하는 것이 공포영화의 장르 연기라는거죠. 많은 것을 배웠어요."
여배우의 날카로운 비명이 공포영화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일진데, 그것을 포기한 관객이 '검은집'에서 대신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이 무엇일지 물었다.
"글쎄요(웃음). 저도 고함을 질러보긴 했는데, 계속하면 재미가 없잖아요. 공포에 대해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생각하는 작업이었던 것 같아요. 어려워요."
남자의 공포연기도 색다른 묘미가 있을 것이라고 황정민은 말한다. 매번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며 진폭이 큰 연기 변신을 보여준 그는 "변신을 염두에 두고 작품을 선택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다만 연기를 하며 잊지 않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7천원이 아깝지 않은 연기를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라고.
"인물이 틀리고 영화가 틀리고 얘기가 틀리니 그 속의 황정민은 매번 다를 수 밖에 없어요. 그렇다면 관객은 무슨 재미냐고요. 저는 황정민을 드러내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다만 돈 내는 분들에게 죄스럽지 않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죠."
"그저 영화비 7천원이 아깝지 않은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살아요. 영화가 끝나고 극장에서 나오며 관객들이 하는 얘기만큼 진실된 것이 어디 있나요? 친구들끼리 '돈 아깝지 않냐' 하는 말들이요. 돈 아깝다는 말은 안듣고 싶어요. 그것이 핵심이자, 진리인 것 같아요."
영화와 연기에 관해서라면 황정민은 밤을 새고도 계속 이야기를 계속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머리 속을 가득 채운 것이 그 생각 뿐이라 어쩔수가 없다는 황정민.
영화 촬영장에서도 수없이 많은 아이디어를 내고 영화에 관한 생각과 이야기만 나누다 보니, 촬영이 끝나면 영화 생각을 말끔히 털어버리게 된다고 말한다. 우직하게 원칙을 지키는 배우 황정민이 도전한 첫 공포영화 '검은집'에서 색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정명화기자 some@joynews24.com 사진 류기영기자 ryu@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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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6&oid=111&aid=0000067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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