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민, "항상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생각한다" [MD인터뷰]

[마이데일리 = 강은진 기자] 최근 영화계에서 황정민만큼 신뢰받는 배우도 드물다. 2005년 순애보 사랑으로 관객의 눈시울을 적시며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은 황정민은 이 후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사생결단' 그리고 오는 21일 개봉을 앞둔 '검은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를 넘나들며 배우로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황정민에 대한 신뢰감은 비단 연기력만이 아니다. 일명 '밥상소감'으로 유명한 황정민의 수상소감에서 드러난 겸손한 성품도 그가 관객에게 사랑받는 이유다. 

네티즌의 악플이 한창 도마 위에 올려지기도 하지만 과한 칭찬 또한 독이 되기도 한다. '연기 잘 한다', '인간성 좋다'는 계속된 칭찬 속에 마음이 해이해지고 변하는 것 또한 어쩔 수 없는 일. 

하지만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황정민은 이것이 기우라는 것을 알게해준다. 황정민은 "늘 스스로를 채찍질한다. '처음만 같아라. 내가 처음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찍을 때 어떤 마음으로, 어떤 생각으로 촬영했지'를 묻는다. 항상 기본을 생각하면서 한다"고 먼저 말을 꺼냈다.

극단생활을 거쳐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 '로드무비' '바람난 가족' '여자, 정혜' '달콤한 인생' 등에 출연하며 연기력으로 인정받은 황정민. 영화 '너는 내 운명'의 히트로 혜성같이 사람들의 눈에 띄긴 했지만 준비된 사람에게 기회가 있다는 말처럼 '너는 내 운명'은 한결같이 연기인생을 걸어온 그에게 하나의 계기를 줬을 뿐이다. 

배우 황정민을 표현할 수 있는 단어는 '뚝심'. 황정민은 "연극배우로 활동할 때, 관객이 한 명도 없어서 무대에 서지 못하기도 했고 관객이 너무 많아서 돌려보내기도 했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묵묵히 내가 하고 싶어하는 연기를 할 뿐이다"고 담담히 말한다.

"오직 좋은 작품에만 출연한다"는 황정민의 철학 또한 그에 대한 신뢰감을 높인다. 황정민이 말하는 '좋은 작품'이란 작품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진심으로 연기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뜻한다. 황정민은 "시나리오를 많이 본다. 특별히 꼽는 것도 없고 가리지도 않는다. 또 캐릭터를 중시 여기지도 아니다. 이야기 안에 캐릭터가 있고, 캐릭터는 이야기의 흐름을 타야 살아있게 된다"고 말한다.

영화 '검은집'은 경찰이 자살로 확인하고 포기한 사망 사건을 조사하는 보험 사정인 황정민이 겪는 충격적 사건을 그린 영화다. 처음으로 스릴러에 도전한 황정민은 "영화의 처음과 끝에서, 달라진 내 모습을 관객이 눈치챘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혔다. 

황정민은 '최근 가장 기쁜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영화 '너는 내 운명'에서 호흡을 맞춘 전도연이 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것을 꼽았다. 황정민은 "개인적으로 친한 배우인 전도연이 상을 받은 것도 기쁘지만, 한국영화로 세계에서 인정받은 사실이 기쁘다. 나도 한국영화로 세계에서 인정받을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욕심을 내비췄다.

또 황정민은 "배우는 연기를 할 때에만 배우다. 꾸준한 작품활동을 통해 계속해서 배우로 남고 싶다"고 덧붙였다. 

[사진=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강은진 기자 i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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